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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딸들보다 ‘아빠’라는 단어에 눈물을 쉽게 흘리곤 한다. 조그만 체구에 귀여운 매력을 지닌 나의 아버지. 그가 두 달 후에 아들을 장가 보낸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그의 모습이 매우 낯설다.     정확히는 모르겠다. 딸로서 아빠의 인생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그것도 미혼인

 ‘~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다음에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너무나도 익숙한 문장이다. 학창시절, 우리 모두는 정답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 문장 아래에는 틀림없이 5개의 선택지가 놓여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빠르게 정답을 찾기 시작한다.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서 곧바로 답을 낼 수도, 한참을

  대학로의 약간은 구석진 공간. 다 불타버렸던 3층짜리 건물. 중국인 유학생이 살다가 불에 타는 바람에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던, 그래서 귀신 들렸다며 버려졌던 그 건물이, 요즘 다시 태어났다. 극단 <연희단 거리패>가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건물을 통째로 리모델링해 극장, 연습실, 카페를 갖춘 다목적

내 나이 서른 살에 첫 해외 여행을 떠났다. 그것도 첫 여행 치고는 도발적인 도시, 파리로 향했다. 비행기표가 심각하게 싸니 여행을 가보자는 친구의 꾐에 아주 쉽게 넘어가버렸다. 다른 친구가 그곳에 2년을 사는 동안에는 가지도 않아 놓고 ‘싸게’ 갈 수 있다는 말에

“좋은 잠이야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살뜰하고 그리운 간호부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주기적으로 의식 활동을 중단하고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 그 과정에서 누적된 신체 피로가 완화되고 정신이 정돈된다. 이것을 잠이라고 부른다. 잠의 기능은 아직 낱낱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항상

삼십 대의 싱글 직장인은 현실을 마주한 이 순간을 괴로워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에 매달릴 때는 얼마나 열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연애를 할 때는 어디까지 자신을 포기하고 눈을 낮춰야 하는지, 앞으로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이런 생활을 계속 해야 하는지, 아무 것도

과연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내게는 스테이크를 굽는 취미가 생겼는데, 집에 괜찮은 고기를 사두고 손님이 오면 알맞은 굽기로 요리하여 함께 먹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쁠 때는 상대방이 내가 구운 스테이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을

    승자에게 쏟아지는 박수 갈채야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일이지만, 때로 패자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게 되는 때가 있다. 하찮고, 보잘것없고, 무력한 것들은 늘 패배한다.   어리석은 토끼는 동화에서나 있는 이야기이다 photo by Alexas_Fotos 낮잠을 자느라 거북이에게 승리를 빼앗긴 어리석은 토끼는 현실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환호와 축하는

우리는 전적으로 감각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기본적으로 감각이라 함은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고, 냄새를 맡으며 바깥의 자극을 알아채는 시스템인 이른바 ‘오감’을 말하는데, 다양한 형태의 자극을 주고받도록 설계된 오감 시스템은 기본적인 삶의 형태를 만든다. 만약 그중 하나라도 사라지거나 제 기능을 못한다면 이루

정확하게 말하는 것보다는 참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여름 밤의 꿈> 중, 윌리엄 셰익스피어 난 소통이라는 말이 싫었다. 정확히는 모두가 소통의 문제를 말하고 다니는 게 싫었다. 개나 소나 소통이 문제라고 소통의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그 소통이란 말이 무슨 유행처럼 여기저기 들불처럼 번지고 다니는 게